114조 달러가 블록체인 위로: DTCC와 스텔라가 만든 변화

 




월스트리트가 퍼블릭 블록체인을 선택했다


미국 중앙예탁결제기관인 DTCC는 주식, 국채 같은 자산을 보관하고 청산(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의 거래를 확정하고 정산하는 과정)하는, 말 그대로 월가의 뒤편을 떠받치는 기관이다. 이곳이 운용하는 자산 규모만 114조 달러에 이른다. 그런 DTCC가 자산 토큰화(주식이나 채권 같은 실물 자산의 소유권을 블록체인 위에 디지털 증표로 옮겨 기록하는 것) 프로젝트의 첫 퍼블릭 블록체인 파트너로 스텔라를 선택했다. 지금까지 금융권이 블록체인을 쓴다고 하면 대개 아무나 못 들어오는 '허가형' 네트워크를 골랐는데, 이번엔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개형 체인을 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아직은 시작 단계, 그러나 일정은 잡혀 있다


물론 지금 당장 뭔가 크게 바뀐 건 아니다. 2026년 7월엔 제한적인 거래를 시작하는 초기 단계였고, 10월에 더 넓은 범위로 출시될 예정이며, 스텔라가 포함된 공식 가동은 2027년 상반기로 잡혀 있다. 아직 기술 검증 단계라는 뜻이다. 다만 막연한 계획이 아니라 구체적인 시점이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이걸 '테마성 뉴스'가 아니라 '이행 여부를 지켜봐야 할 로드맵'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스텔라가 선택받은 이유


기관이 블록체인을 고를 때 가장 까다롭게 보는 건 통제 가능성이다. 해킹이나 분실 사고가 나면 자산을 회수하거나 전송을 막을 수 있어야 하고, 신원 확인을 마친 지갑끼리만 거래되도록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 스텔라는 이런 회수·전송제한 기능을 네트워크 설계 단계부터 내장해뒀다. 별도로 복잡한 코드를 얹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덕분에 공개형 블록체인이면서도 월가 수준의 보안·통제 요건을 통과한 첫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미 조용히 쓰이고 있던 네트워크


사실 스텔라가 금융권에서 처음 주목받은 건 이번이 아니다. 자산운용사 프랭클린 템플턴은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펀드를 스텔라 블록체인 위에서 토큰화해 운용해왔다. 마스터카드는 2024년 11월부터 스텔라 네트워크를 활용한 국경 간 결제 솔루션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유엔도 개발도상국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스텔라를 썼는데, 2024년 말 아프리카 지역 소액 결제 시스템에 적용한 사례가 있다. DTCC와의 이번 협력은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가깝다.






그래서 리플과는 다른 이야기다


스텔라와 리플은 둘 다 국제 송금에서 출발한 사촌 같은 관계다. 하지만 지금 시장이 반응하는 방식은 다르다. 리플은 SEC와의 소송에서 승리했다는 호재가 이미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됐고, 스테이블코인과의 경쟁 속에서 한동안 박스권(가격이 일정 범위 안에서만 오르내리며 크게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 머물러 있다. 반면 스텔라는 DTCC라는 구체적이고 새로운 재료가 막 등장한 상황이라, 시장의 관심이 더 쏠리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시장 심리에 대한 해석이지, 확정된 결과는 아니다.






캔톤이라는 반론도 있다


모두가 퍼블릭 블록체인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비공개형 네트워크인 캔톤(Canton) 진영에서는 다른 시각을 내놓는다. 기관에게는 원자성(여러 거래가 하나의 묶음으로 한 번에 전부 성공하거나 전부 취소되는 성질), 프라이버시(거래 내역을 관계자 외엔 감출 수 있는 기능), 컴플라이언스(규제 준수)가 기본으로 갖춰져 있어야 하는데, 퍼블릭 체인은 이걸 별도 레이어로 얹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여러 퍼블릭 체인이 늘어날수록 서로 다른 장부를 맞추는 조정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오히려 그 조정 역할을 하는 캔톤 같은 네트워크의 필요성이 더 커진다는 논리다. 스텔라의 등장이 캔톤의 종말이 아니라,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인프라가 공존하는 그림에 가깝다는 뜻이다.




※ 이 글은 특정 자산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니며,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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